Green Table 이슈브리핑 2016-5 실효성도 특별함도 없는 미세먼지 대책

2016년 6월 7일 | 이슈 브리핑

한국의 평균 초미세먼지 (PM2.5) 농도는 29.1㎍/㎥ 로 OECD평균 14.05㎍/㎥의 두 배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5월 31일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에서 한국은 OECD 회원국을 포함한 조사 대상 38개국 중 환경부문에서 37위, 대기오염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 6월 3일,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통해 ‘미세먼지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 “미세먼지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환경난제임을 인식하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총력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미세먼지 발생원을 국외 영향이 30-50%, 국내배출의 경우 수도권은 경유차가 29%, 전국적으로는 공장 등 사업장이 4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기초로 하였다.

‘미세먼지 특별대책’의 목표는 서울 등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를 10년 내에 현재 선진 각국 주요 도시 파리 (18㎍/㎥)나 도쿄(16㎍/㎥), 런던 (15㎍/㎥)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또한 ‘제 2차 수도권대기환경기본계획’의 목표를 3년 앞당겨 조기 달성 (20㎍/㎥달성년도 2024년 -> 2021년)한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대책은 다음과 같다.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인증 기준을 실험실 인증만이 아니라 실재 도로 주행 시 배출을 기준으로 한다. 실제 도로 주행 시 질소산화물이 최대 10배 과다 배출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한 것이다. 노후 경유차 저공해 사업으로는 2005년 이전 차량의 조기폐차를 2019년까지 완료하고, 모든 노선의 경유버스를 친환경적인 CNG (천연가스)버스로 대체하며, 현행 에너지 상대가격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신차 판매량의 30% (약 48만대)를 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로 대체하고 주유소의 25%수준 (약 3,000기)으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며, 통행료와 주차요금 할인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대기오염 심각도에 따라 노후 경유차 수도권 운행 제한, 극심한 고농도일 경우, 차량 부제 시행도 추진할 예정이다. 발전소의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노후 석탄발전소 10기의 폐지 및 LNG 발전소로의 대체, 신규 석탄발전소 9기에 대해서는 영흥화력수준의 배출기준 적용 및 기존 발전소의 성능을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제로에너지빌딩의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며, 학교태양광 등 에너지신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2조원 규모 전력신산업 펀드를 조성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전기저장장치 등 투자, 기술개발, 해외진출 지원, 주변국과의 환경협력 강화 등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이 과연 ‘특별’한 것이며, 중차대한 환경난제에 총력 대응하는 차원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배출원의 집중 감축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대책을 담아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미세먼지의 주 배출원인 화력발전소를 증설하겠다는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주요 배출 지역은 경북, 충남, 전남, 강원도 등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곳들이다. 화력발전소는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3.4%로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대기 중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미세먼지를 만들어내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의 배출치가 각각 9.1%와 15.8%나 되어 한반도 전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 배출원 중 하나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015년 11월, 화력발전소 운영에 따른 대기질 영향을 분석한 결과, 신규발전소를 포함한 국내 화력발전소 운영으로 인해 초미세먼지의 경우 24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4㎍/㎥ (환경기준치의 49%) 증가하며, 이로 인해 년 간 1,144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정부는 이번에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노후 발전소 폐쇄 계획을 밝히고 있으나, 현재 건설 중(11기)이거나 계획 중(9기)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 20기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은 현재 운전 중인 발전용량의 2/3에 달하는 수준이고, 폐쇄될 발전소 용량의 6배 수준이므로, 증설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노후 발전소의 폐쇄는 특단의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축소해가는 실질적인 대책을 담고 있지 못한 것이다.

환경부가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지목한 경유차 감축문제 역시 핵심을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지난 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차 20여종을 조사한 결과, 국제적 파문을 일으켰던 폭스바겐 제품의 경유차뿐만 아니라 닛산 캐시카이 차량에서도 배출가스 불법조작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로를 주행하면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은 최대 20배 (캐시카이 차량은 20.8배, 르노삼성 QM3 차량은 17배) 까지 높게 검출되었다고 한다. ‘클린 디젤’로 선전되어 온 차량이지만 대부분의 차량은 실 도로 주행 시 평균 6-7배 초과 배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미세먼지 대책에는 배출가스 불합격 차량에 대한 전면적 리콜과 매연저감장치 등 배출가스 부품의 클리닝과 교체 등에 관한 언급이 없다. 또한 노선버스와 전세버스는 CNG 로 교체하면서도 일반 승용차 주행거리의 8배를 운행하며 수십 배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경유택시 정책에 대한 재검토 역시 이번 대책에서 빠져있다.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조치의 경우 이미 2009년부터 법.제도가 정비되어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나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유명무실해진 점을 비추어 볼 때, 새로운 정책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경유차 1톤 이하의 화물차는 운행제한에서 제외한다고 하나, 이들 차량의 판매순위가 1-2위인 점을 감안하면 정책적 의지나 실질적 효과 면에서 의구심을 가실 수 없다.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을 동시에 저감할 수 있는 고가의 장치를 부착하겠다는 방안은 있으나 이를 위한 예산 확보 방안은 빠져있으며, 이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은 있으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것과 동일하다.

결국 미세먼지 배출 주원인이자 기후변화의 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노후 설비만을 문제 삼는 것이나 경유차 감축 및 배출가스 저감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점으로 볼 때, 이번에 발표된 대책 역시 미세먼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감축 노력이나 특단의 조처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