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테이블 이슈브리핑 – 규제의 틈새에서 새어나오는 생활속방사성물질 – 라돈침대사태

5월 초, 한 방송을 통해 라돈이라는 방사성물질이 음이온 침대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녹색수면을 위한 대진 매트리스의 숨겨진 비밀’이라던 음이온 파우더 도포의 실체는 ‘모나자이트’라고 하는 토륨이 함유된 광물이었다. ‘토륨’이란 암석이나 토양 등에 있는 천연방사성 핵종의 하나인데, 문제는 이것이 방사능붕괴를 하면서 자연적으로 라듐이 생성되고, 라듐이 붕괴하여 ‘라돈’과 같은 방사성 물질을 만들어낸다고 알려져 있다. 라돈은 불활성기체로 호흡으로 쉽게 흡수되어 혈류로 들어간다. 주로 건축재나 음이온(모나자이트 성분) 물질을 통해 흡입되고, 지하수를 섭취(음용)함으로서 인체로 유입되기도 한다.
문제는 라돈이 발암물질이라는 데 있다. 세계 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연구소는 라돈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폐암의 3~14%가 라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노출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미국환경청 역시 1년 동안 폐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10%가 라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사망한 것으로 연구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의 연구결과도 유사하다. 라돈에 의한 폐암 발생위험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2%,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12.6%로 추정했다. 친환경마크 인증까지 받은 이른바 웰빙 음이온 제품을 사용하면서, 적어도 수면 내내 라돈이라는 생활속방사성물질로부터 지속적인 피폭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 더 쉽게 표현하면 라돈이라는 흡입성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큰 충격이었다.

또 다시 뭇매를 맞아야 했던 원자력안전위원회
2007년 온열매트 사건을 계기로 ‘생활주변 방사선안전관리법’이 2012년 제정되었다. 생활제품 방사능 검출량을 규제하기 위한 이 법에 따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원료물질, 공정부산물의 종류, 수량, 유통현황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5월 3일 SBS 보도 이후 해당 침대 동일 모델의 매트리스 커버(음이운 파우더 도포)의 시료를 확보하여 방사능 농도를 분석하고 피폭 방사선량을 평가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원자력안전재단과 함께 판매사, 제조사, 공급사 등 현장조사와 완제품 매트리스 1개를 포함, 9개 시료를 측정·분석·평가 한 1차 결과 발표는 실망스러웠다. 매트리스 속커버를 신체에 밀착시킨 상태로 매일 10시간 생활할 경우 연간 피폭방사선량은 0.05mSv(밀리시버트)이며, 최대 24시간을 침대에서 생활할 경우 0.15mSv라는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방사선량은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에 따른 가공제품 안전기준 1mSv범위 이내라는 말을 덧붙이며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뉘앙스를 자아냈다. 라돈 농도 역시 58.5Bq(베크벨)/m3으로 환경부 권고기준 200Bq/m3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음이온 침대 피폭량이 기준치 1mSv이내라는 원안위의 발표는 생활속방사성물질에 의한 피폭이라는 것이 음식이나 기타 여러 물질과 경로를 통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고 문제를 해석하고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생활속방사성물질 오염 범위를 라돈 피폭 하나로 축소한 채, 연간 피폭 기준을 초과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정부는 후속으로 5월 2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나자이트가 사용된 대진 침대 매트리스 24종 중 21종, 총 87,749개(2010년 이후 제품)가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연간 피폭선량을 13.7배나 초과한 모델도 있었다. 대진침대 외 49개 침대 매트리스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나, 이들 중 모나자이트 사용 신고 업체나 모나자이트 수입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사실을 없다. 6개 업체에서 토르마린, 일나이트, 참숯 및 맥반석 등의 첨가물질이 사용된 사실을 신고 받았으나, 이들 첨가물질은 생활방사선법상 규제대상이 아니고 건강상의 위해가 없으나, 생활밀착형 침대인 점을 고려하여 추후 정밀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기준치 초과 매트리스에 대해 수거·폐기 행정조치를 할 것이며, 아울러 모나자이트 유통에 대한 실태조사와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원료수입부터 제품생산까지 추적할 수 있도록 등록의무자를 확대, 음이온 제품의 성분 표시를 의무화 방안 검토, 친환경제품 인증 시 방사선 영향평가 실시, 음이온 제품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방사선 안전관리를 시행을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토르마린과 일나이트 등 음이온 제품에 가장 많이 쓰이는 첨가물질의 관리, 천연방사성핵종을 이용한 가공제품 의료기기 등 건강기능성, 생활제품 특허 불허 및 사용금지, 천연방사성물질 이용 관련부처 합동으로 생산 및 수입, 인허가, 판매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책, 라돈침대 피해자 건강조사 및 추적관리 시행을 강하게 요구했다.

약한 규제를 뚫고 새어나오는 생활속방사성물질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음이온 제품이 방사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수년 착용 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으며, 특히 모나자이트 등을 사용하여 만든 제품은 취득 시 폐기를 경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토륨이나 우라늄과 같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광물을 사용하는 음이온 기술은 방사선원을 포함하기 때문에 사용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천연방사성핵종이 들어있는 석고보드, 내화벽돌 등 건축자재에 대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라돈이란 발암물질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나자이트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음이온 제품류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토양과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실내공기를 흡입하거나 지하수를 음용함으로서 인체로 유입된다. 미국환경청은 실내 라돈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주택소유자는 라돈 농도조사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조사 결과 128Bq/m3의 2배를 초과할 경우 90일 이상 장기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권고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건축물에 대한 시설 개선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자연에서 유래하는 라돈을 관리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과 신축공동주택은 권고 기준이 있으나, 초과할 경우 규제나 의무조치등 은 없고, 단독주택과 기존 일반주택은 권고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의 5천여 주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겨울철 실내 라돈 농도조사에서 단독주택은 33%, 연립과 다세대주택에서는 14.45%, 아파트에서는 6%가 권고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강력한 제조 및 사용 규제 필요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은 암발생 측면에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생활 주변 곳곳에 사용되고 있고, 게다가 성분도 감춰진 천연방사성핵종이 함유된 물질이 음이온이란 이름으로 건강 제품으로 포장되면서 곳곳에서 허용되고 유통되어 왔다. 음이온 팔찌, 음이온 속옷 등등 다양하다.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소비자들은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라돈에 노출되지만 제품 제조업에 종사자는 사람들은 원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토륨이라는 방사능물질을 입자 상태로 체내로 흡입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제품 소비 과정에서 어린아이들의 경우 호흡 공기량이 3배나 많기 때문에 성인보다 방사선에 의한 영향이 스무배나 취약하다는 사실 역시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정도가 어린아이일수록 심각한 것과 다르지 않다. 피해예방차원에서도 불필요한 성분의 오남용을 막고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사용금지 등 강력한 조치 없이 생활송방사성물질로부터 벗어나긴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