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ABLE 이슈브리핑 2017- 7 일회용 생리대에 함유된 유해성분과 여성건강

인구의 절반인 여성은 40년간 평균 12,000개(일회용 기준)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그러나 2006년 한 제조사의 일회용 생리대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2014년 미국 여성환경단체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VE)’가 펴낸 <여성위생제품 내 독성화학물질이 초래하는 잠재적 건강피해에 대한 보고서>에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발암물질, 알레르기유발물질 함유 사실이 발표되어 파란이 일었다. 안정성 문제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문제였다. 2000년대 초반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에 부과되었던 부가가치세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2009년 감면되었다. 그러나 생리대 가격은 점차로 올라 부가가치세 감면 효과는 사라졌다. 우리나라의 생대리 가격은 OECD국가에서 가장 비싼 와중에 작년에 알려진 저소득층 청소년의 ‘깔창 생리대’실상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올해 3월,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5종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방출실험결과를 발표하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여성이라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지만 값비싼 비용에 안전성 문제에 따른 소비자 피해에 대한 3천 건 이상의 보고가 잇따르며 집단소송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가습기 살균제와 살충제 달걀 사태에 이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회용 생리대에 함유된 유해성분 검출과 부작용 피해 사례에 반해 안일한 정부의 태도

 

여성환경연대는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에 2015년 생산된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5종을 대상으로 방출챔버(체온 조건)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다수 검출되자, 지난 3월 식약처와 해당업체에게 검출 사실을 알리고, 휘발성유기화합물질 외 유해물질에 대한 포괄적인 위해성 검사 및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오히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검출된 휘발성유기화합물 분석 시험방법의 타당성과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혹부터 제기했다. 유해물질 함유 여부에 대한 성분 검사는 정부의 몫이다. 여성단체는 정부가 제 역할을 방기하자, 직접 위해성 검사를 의뢰한 것이다. 검사 결과 나와서는 안 되는 유해물질, 그것도 생식독성과 발암성 물질이 검출되었던 것이다. 때문에 정부는 여성단체에서 의뢰한 실험 결과가 중복교차테스트가 아니어서 과학적 신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스스로 제대로 된 전수조사와 역학조사를 실시하는데 주력했어야 했다.

뒤늦게 식약처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666개의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전 제품에 대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10종(에틸벤젠, 스티렌, 클로로포름, 트리클로로에틸렌, 메틸렌클로라이드(디클로로메탄), 벤젠, 톨루엔, 자일렌, 헥산, 테트라클로로에틸렌틸)에 대한 조사를 실시, 결과를 9월 28일 발표했다. 추가 74종의 휘발 유기화합물 검출 시험결과는 연말에, 농약류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에 대해서는 내년 5월말 검사를 완료하여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하루 7.5개씩 월 7, 평생을 써도 안전하다는 정부의 성급한 발표는 신뢰할 수 있는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월 28일, 시중에 유통 중인 생리대와 팬티라이너에 존재하는 인체위해성이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해평가를 한 결과, VOCs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다. 인체에 흡수되는 전신노출량과 인체에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량(독성참고치)를 비교한 ‘안전역’개념으로 위해평가를 진행한 바, “하루 7.5개씩 월 7일 평생을 써도 안전”하다로 밝혔다.

휘발성유기화합물 74종 외 농약과 기타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조사는 실시되지도, 따라서 그 결과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휘발성 유기화합물 10종만을 대상으로 1차 조사한 결과만을 두고, 즉 일부 화학물질 평가만 해놓고 제품이 평생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성급하게 결론지은 셈이다.

 

게다가 문제는 적용 기준이다. 인체는 기관별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고, 여성들의 생식기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식약처에서 이번에 진행한 위해성평가는 생리대에 함유된 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을 입으로 섭취했을 때 흡수 결과를 미국환경보호청(EPA) 독성참고치와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일부 물질 평가가 생식이 아닌 간 등의 다른 장기에 미치는 독성 참고치가 동원된 것이다. 결국 생식 독성에 대한 평가가 아니었는데도 안전하다고 서둘러서 결론을 내린 셈이어서, ‘안약과 연고’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질조직 혹은 질점막의 흡수율은 피부 흡수율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피부흡수율만으로 위해성을 평가하고 여성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적용하기 무리가 있다. 미국 ‘여성의 목소리(WVE)’가 시험했던 생리대 올웨이즈(Always)에 대해 제조업체 피엔지는 자체적으로 2015년 위해성 평가를 진행,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역시 특수한 노출경로를 고려, 질조직의 흡수율을 고려했어야 하는데, 피부흡수율로만 평가를 진행해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화학물질의 질 조직 흡수율에 대한 참고할 만한 연구자료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다른 방식의 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을 들어 안전하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피부에 바를 때와 여성 외음부를 통해 체내에 들어갈 경우 여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여성환경연대는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제기된 파우더의 성분인 탈크(talc)소송에서 소송인이 난소암 배상 판결을 받은 이유도 탈크가 피부가 아닌 여성 외음부를 통해 바로 체내에 들어갔기 때문이었음을 강조했다.

 

결국 정부가 일부에만 한정된 화학성분에 한해서 납득할 수 없는 검사방법과 적용기준을 갖고 허용기준치 이하로 검출되었으니 안심하라는 결론을 내자, 생리대 제조사들은 일제히 식약처의 전수조사 결과 모든 생리대제품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서둘러 공지한다. 이 역시“허용가능한 수준보다 낮으면 일단 안전하다고 단정짓는 태도가 아닌 의도적으로 포함된 유해물질은 제조과정에서 없애거나 독성을 줄이기 위한 공정개발이 우선”임을 간과하는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OECD 국가 중 가장 비싼 가격을 지불한다고 여성인권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OECD 국가 중 가장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일회용 생리대를 사야 한다.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은 개당 331원이다. 미국과 일본은 181원, 프랑스 218원, 물가가 살인적이라는 덴마크는 156원에 그친다. 부가가치세가 감면 된 이후 제조사들은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왔다. 국내 생리대 시장을 과반 이상 점유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기존 제품 3종의 가격을 8~20% 올리려 하자, 이른바 생리대를 살 돈이 없다고 말할 수 없어서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해야 했던‘깔창생리대’논란의 진원지가 되었다. 신발깔창, 수건, 두루마리 휴지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 인권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커지자 정부와 지자체는 생리대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저소득층 청소년(중위소득 50% 이하 의료·생계급여 대상 가정의 11~18세 청소년과 지역아동센터 등 시설이용자)를 대상 29만명을 지원했다고 한다. 김삼화 의원은 위생필수품인 생리대를 화장실에 휴지 제공하듯 보편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격인상을 밝혀‘깔창 생리대’논란의 발단이 되었던 유한킴벌리의 경우 가격인상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으나, 해당 제품만 가격인상을 동결했을 뿐, 가격 인상 된 신제품을 집중 생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성환경연대는 “그동안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물건을 기업이 생산 판매해온 곳을 정부는 방관해왔고, 여성들은 40년동안 사용해왔다. 이제 사회 각계가 함께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전수조사라는 말에 어울리게 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에 대해서가 아니라 다이옥신, 퓨란, 잔류농약, 프탈레이트, 향료 관련 유해물질 등을 포함한 제대로 전수조사와 더불어 안전한 생리대 제조 기준 마련과 규제 강화, 젠더 전문가와 여성·환경단체가 참여한 역학조사, 식약처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등이 함께하는 통합 대책 및 관리를 요구한다. 기업은 법적 기준을 지켰다고만 주장하지 말고 안전한 생리대 제작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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