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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TABLE 이슈브리핑 2017-6 납득할 수 없는 사드배치와 수긍할 수 없는 환경영향평가

GREEN TABLE 이슈브리핑 6 납득할 수 없는 사드배치, 수긍할 수 없는 환경영향평가

정부는 9월 7일 경북 성주에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기지에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로 배치했다.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했다. 이는 ‘임시배치’이며,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드부지에 대해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이며, 그 결과를 반영해서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사전에 배치하고 사후에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는 사전에 해당사업으로 인해 미칠 환경영향을 사전에 평가하고 예방하는 수단이다. 이를 사후에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사드 그 자체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합리적 설명 과정이 생략되었고, 설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북한의 공격에 취약한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략적 효용성이 확인되지도 않았고, 한국의 핵심 시설과 전력 방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중간에서 요격할 수 없다. 그래서 문재인대통령 역시 후보시절 박근혜 정부의 사드배치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과 국회동의, 환경영향평가를 강변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6차 핵실험을 전후로 대통령을 비롯해 새정부의 입장은 바뀌어갔고, 배치는 신속 결정되었다. 국방부장관, 행안부 장관, 환경부장관까지 사드 추가 배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대국민메시지를 내보냈지만, 왜 사드이어야 하는지 여전히 설명하지 못했다. 박근혜 적폐 중 하나였던 사드배치를 현 정부는 고스란히 받아 서둘러 마무리 한 셈이다.

환경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조건부 동의결정

김은경 환경부장관은 장관 후보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사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법에 준수해서 처리하여, 국민 주권을 지키겠다고 했던 자신의 말을 결국 뒤집고야 만다. 지난 9월 4일 환경부는 사드 기지 내 일부 부지에 대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조건부 동의’를 결정했다.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전자파 측정 등의 조건을 달았지만 국방부의 실측자료, 괌과 일본 사드기지 문헌자료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배치된 2기의 사드 외에 캠프 캐럴 미군기지에 보관되어 있는 잔여 발사대 4기 배치가 9월 7일 완료되었다.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제멋대로 왜곡해석하고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법의 준수로 제제를 가할 수 있는 권한을 스스로 포기했다.

그동안 국방부는 사드배치 관련 일관되게 환경영향평가법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롯데와의 부지 맞교환방식의 부지취득이므로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대상이 아니라거나, 주한미군에게 공여한 부지에서 주한미군이 진행하는 사업이므로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사드배치는 환경영향평가법상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다.

사드배치는 전체 부지가 70만㎡이다. 따라서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제 4조에 따른 국방·군사시설사업계획으로 사업시행면적이 33만㎡이상인 사업에 대해 그 수립단계에서 거쳐야 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자, 국방·군사시설의 설치사업으로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임시배치’한 부지에 대해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현행법에 ‘준용’해서 실시했다고 한다. 환경영향평가법상 대상이 아니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해서 환경영향평가법을 준용해서 일부 부지(154,550㎡)에 대해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우선 진행하고 전체 부지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쪼개기 꼼수 – 하나의 사업을 작게 쪼개어 승인절차를 취득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행법은 환경영향평가를 개발기본계획 대상지역이 일정규모 이상으로 증가되거나 대상 사업의 면적이 증가하게 되면 환경영향평가를 재협의하도록 되어 있다. 사업의 누적 영향을 고려하고 실제 사업의 규모에 따라 환경영향을 고려하여 해당 계획과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측·평가하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이처럼 동일 사업의 부지를 쪼개서 진행시키는 것은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건강하고 쾌적한 국민생활을 도모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법의 목적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개발사업 및 시설설치로 인한 환경영향에 대한 견제권한으로서 환경영향평가 협의권한은 환경부가 거의 유일하게 가지는 권한이다.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의 목적에 따라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국방부의 왜곡·축소·억지해석과 이에 따른 불법과 편법적 행위에 대해 사인만 해준다면, 지난 정부에서 보여준 환경부의 개발2중대 오명은 씻을 길이 없다. 환경부는 너무도 순순히 자신의 권한을 포기했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 및 검토의견서를 공개하고 국방부에 주민의견수렴 절차를 지키도록 요구할 권한을 포기했다.

국방부가 부지규모를 쪼개서 소규모환경영향평가로 대체한 것은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회피하려는 의도라는 지적 역시 타당하다. 국방부는 사드배치 협의 과정에서 작성된 군사적 효용성 및 부지평가결과보고서 등 일체를 한미 2급 비밀로 비공개 처리했다. 또한 7월 24일 제출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 역시 3급 군사비밀문서로 비공개 처리했다. 8월 12일 국방부가 전자파 소음 상태를 공개 측정할 당시 세부 조건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환경영향평가법 제4조는 환경영향평가등의 기본원칙을 명확히 해둔 바, 대상 계획 및 사업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여 평가 과정에 주민 등이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등이란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말한다. 환경부는 국방부의 비공개태도에 대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했어야 한다.

2017대한민국OECD환경성과평가 보고서는 한국이 정보접근권, 의사결정 과정의 대중 참여권 관련해서 NGO가 환경허가부문에서 참여할 기회가 없으며, 환경영향평가에서 대중 참여 범위가 지역주민으로 제한되는 것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OECD환경성과평가보고서는 일반대중(지역주민을 넘어서) 및 NGO에까지 환경영향평가와 전략환경평가를 공유하고 환경적 의사결정에 공공 참여를 향상시킬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환경부는 주민의견수렴절차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의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말만을 뇌일 뿐이었다. 지역주민의 참여마저 봉쇄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해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국방부의 행위에 대해 소극적 해석으로 대응함으로써, 자신의 역할과 권한을 서슴없이 내버렸다.

환경영향평가는 사후 관리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사전 관리적 수단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사전예방수단으로 도입된 절차이다.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획의 입안이나 사업 실시에 대해 환경영향을 예측해서 이를 최소화하고 보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에 대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공유하고, 평가 절차에 주민참여를 제공함이 원칙이다. 규제기준을 준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최소한의 요건인 규제 기준 이상의 목표를 설정해서 환경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방안을 택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역할이 환경영향평가 협의권에 부여된 환경부의 역할이다. 최악의 대기질과 재생에너지 비율 최하위에 놓인 우리나라 환경질 평가점수 옆에 환경행정부처 점수 역시 나란히 기록되지 않으려면 지금 이대로는 곤란하다.